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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를 사면 무사 운행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듯, 영화 역시 촬영에 앞서 고사를 지내며 긴 여정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. 보통 이 단계에 모든 배우, 스태프들이 모여 처음 인사를 나누고, 함께 사진을 찍으며 영화 촬영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는데요. 많은 인원이 모여 낮부터 밤까지 몇 달간 함께 작업을 하게 되는 만큼, 모두 안전하게 촬영을 마치고 영화가 무사히 개봉하길 바라는 마음에 경건하게 임하고는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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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<살목지>의 고사만큼은 홍보 귀신이 경험해 본 어느 고사보다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. 영화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사를 진행하긴 하지만, <살목지>는 그 규모와 분위기부터가 남달랐는데요!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오자마자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뜨겁게 화제가 되었던 ‘굿 고사’.🎋오늘은 홍보 귀신이 퇴마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<살목지> 고사를 진행해 주신 만신이자 <파묘> ‘화림’(김고은 분)의 자문을 맡은 고춘자 선생님께 그 비하인드를 여쭤봤습니다.

<살목지>를 담당하고 있는 쇼박스의 ‘투자 귀신’👻께 받아온 현장 사진입니다. 현장을 채운 장구 소리🪘 낮게 깔린 경문 소리📜 그리고 무구를 걸친 고춘자 선생님의 모습까지. 홍보 귀신에게도 낯선 풍경이었지만, 40년 넘게 신을 모셔온 고춘자 선생님께도 <살목지>의 굿 고사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합니다. 비슷한 제안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영화 고사는 모두 고사!해 왔고(바쁘세요), 오직 <살목지>만을 위해 굿과 고사를 결합한 형태의 의식을 진행하셨다고요.😮
실제로 고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니, <파묘>를 비롯해 영화 속에서 보아왔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는데요. 직접 현장에서 마주하니 기운이 한층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. 괜히 만신이라 불리는 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, 공간을 압도하는 힘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.
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고사 당일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고춘자 선생님은, 한 해에도 수십 차례의 굿을 치르시는 분임에도 <살목지> 고사만큼은 유독 또렷하게,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계셨습니다.
고춘자 선생님 “<파묘> 때도 (고사는) 간단하게만 진행했지, 이런 형태의 고사는 처음이었어요. 일반적인 고사는 이렇게 화려하게 하지 않고, 제물을 간소히 차리고 진행하거든요. <살목지>는 공포 영화이기도 하고, 물 근처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영혼을 달래며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. 또, 오시는 분들이 모두 젊은 거예요. 혹시라도 영화를 촬영하며 사고가 날까 봐 걱정됐어요. 그래서 이 점을 신경 써서 굿을 결합한 형태의 고사를 진행했죠”
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<살목지> 연출을 맡은 이상민 감독님은 95년생, ‘살목즈’의 막내 장다아 배우는 01년생인데요.👦👧 비교적 젊은 감독님과 배우, 스태프들이 많은 데다 저수지를 배경으로 한 작품 특성상 야간 촬영과 수중 촬영이 잦았던 만큼, 고춘자 선생님은 모두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고사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.

그래서인지 장구 선생님, 악사 선생님 등 전국에서 이름난 전문가들을 직접 초청해 고사를 치르셨다고 하는데요. 고사일 또한 약 한 달 전부터 모두의 일정을 조율해 신중하게 날을 고르셨다고 하니, 정말 안. 전. 제. 일. 고사였던 셈이죠!🚧그 이유는 분명했습니다. 영화가 **‘물 귀신’**👻💦을 다루고, 저수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. 그리고 그 공포가 무엇인지, 선생님께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습니다.

고춘자 선생님 *“무속적으로 도깨비도 물에서 나온다고 하거든요. 예전에는 빗자루를 싸리나무로 만들었는데, 보슬비가 내리고 음기가 돌면 이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신을 해요. 물가에는 이런 도깨비도 많이 나오고 사람을 홀리기도 해요. (영화에서처럼) 홀리면 본인도 모르게 물로 따라 들어가는 거고, 그렇기 때문에 가장 무섭다고 하는 거예요. 촬영 때 잘못하면 이런 영가에게 홍칠 수 있어요. (홍치다=홀리다) 아무리 체구가 작아도 홍치게 되면 대여섯이 끈을 매고 붙잡아도 물로 뛰어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. 이 영화는 밤에도 촬영을 하잖아요? 한 번 뛰어들어가면 못 잡거든”
그 말을 직접 듣고 나서야, 왜 그토록 신중하게 고사를 준비하셨는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.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한 선생님은, 시작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어딘가를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네며 고사를 이어갔습니다.
꼴깍…
긴장감이 돌았던 것도 잠시, 홍보 귀신의 상상과는 달리 선생님께서는 ✨***(2025년 기준) 내년에 개봉을 할 텐데, 그때가 되면 영화관이 빛일 겁니다***✨라며 호탕하게 말문을 여셨습니다. 이후 경쾌한 춤사위와 함께 장구와 가야금 등 리듬에 맞춰 경을 읊으며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시더니 다양한 의식을 이어가셨는데요.
